밑의 글에서 명시하지 않은 채 그냥 가정한 명제가 있는데, 여성의 노출은 육체의 건강함을 드러내 생물학적으로 남성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왜냐면 그녀들은 딱히 남자를 꾀려고 그렇게 입은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만 편하려고 입는 것, 더워서 짧게 입는 것, 그냥 예뻐서 입는 것이었을 뿐. 내가 다리 셋 달린 남자인지라 긴가민가 하지만 맞는 말일 게다.
진화심리학에서 말하는 주장들이 자주 사람들을 분노케 하는 지점이 이런 곳인 것 같다. 이야기를 편하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보자. 대부분의 사내 아이들과 소수의 계집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나무작대기를 들고 전쟁하는 시늉을 낸다. 만국 공통, 역사와 시대를 가리지 않고 관측되는 인류의 특성이다. 개나 고양이도 무리지어서는 하지 않지만 사냥하는 흉내라던가, 비슷한 짓을 한다. 이는 분명 어른의 전쟁의 개념을 익히고, 어른이 된 뒤 무리지어 사냥, 혹은 살인을 수월하게 훈련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애들을 붙잡고 왜, 무슨 '의도'로 그렇게 노냐고 물어보면 십에 구는 '그냥 재밌어서요' 하고 대답하겠지, 지난 세기의 어떤 국가의 아이들에게서라면 '자라나 북녘땅의 살찐 수령의 모가지를 썰어오기 위해서요'라고 대답했으려나. 여튼,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는 의식수준에서 왜 어떤 행위를 하는지 어떤 식으로 합리화(*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굉장히 꺼려졌는데, 보통 합리화란 단어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나쁜 일을 하면서 핑계를 댄다는 함의를 갖고있기 때문이다. 여기선 그런 의미는 없이 중성적인 뜻으로 쓰고 싶었으니 그렇게 읽어주시길 바란다)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결과적으로 그 행위를 하게끔 하는 유전자가 흥왕하게 된다면 그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다시 여성의 노출로 이야기를 돌리면, 첫 문단에서처럼 여성에 대해 블라블라하고 가정한다는 의미는, 그런 게다. 여성들이 지략을 다하여 부유한 남성의 지갑과 고환으로부터 금액과 정액을 뽑아내기 위해 살갗을 내어놓는 다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대들의 패션감각과 더위를 타는 신경이 약간은...어느정도는 그런 효과를 내기도 한다는 것이다.
속이 꼬인 일부 덕후들을 제외하면 강아지를 귀여워해주면서, 우리의 뇌는 자신의 자식을 더욱 잘 보살피기 위해 어린 생명체를 귀엽다고 생각하도록 진화했지, 그러므로 훗 이것은 헛된 감정이야. 이딴 생각 안하고 걍 쓰다듬어준다. 연애중 쭙쭙 키스하면서, 키스는 입으로 음식물을 나누어주던 원시 동물들의 습성에서 유래한 행위이지, 이런 생각 안한다. 걍 좋으니까 하는거지.
말하자면, 왜 그렇게 진화했는지를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와 구분하지 않고 한 층위에서 생각하면 살기 참 징그럽다는 것이다. 층위를 나누자. 인류의 행동들이 이런 저런 진화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과학적 사실들은 그냥 뭘 하면 행복한지, 뭘 하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 아는데만 사용하면 족하다.